호주 출신 테니스 선수 알렉세이 포피린(Alexei Popyrin)이 지난달 31일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US 오픈에서 세계 랭킹 2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노박 조코비치(Novak Djokovic)를 꺾으며 또 하나의 대이변을 일으켰다.
포피린은 32강전(3회전)에서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상대로 첫 두 세트를 가져가며 경기의 주도권을 쥐었다. 4회 우승에 빛나는 조코비치가 3세트에서 반격을 시도했으나, 마지막 세트를 승리로 장식하며 최종 스코어 3-1(6-4, 6-4, 2-6, 6-4)로 승리했다.
조코비치는 이번 달 초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후 테니스 역사상 최초로 25번째 그랜드 슬램 단식 타이틀을 노리며 대회에 출전했으나, 세계 랭킹 28위의 포피린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했다.
그가 US 오픈에서 4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한 것이 거의 20년 만에 처음이며, 그 당시에도 또 다른 호주 선수인 레이튼 휴이트에게 패배한 바 있다.
경기 초반은 팽팽하게 시작되었으나, 포피린이 중요한 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내며 6-4로 첫 세트를 가져갔다. 두 번째 세트에서 조코비치는 2-1로 앞서 나갔지만, 포피린이 다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세트 스코어 3-2로 뒤집었다. 이후 포피린은 조코비치의 반격과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6-4로 두 번째 세트를 따내며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조코비치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세 번째 세트 초반 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내며 첫 세 게임을 가져갔고, 이후 두 선수는 브레이크 포인트를 주고받으며 접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포피린의 서브는 이전보다 힘을 잃기 시작했고, 실수도 늘어났다.
조코비치는 세 번째 세트에서 자신의 리듬을 찾으며 3게임 차로 앞서갔다. 몇 차례 멋진 샷을 성공시키며 세 번째 세트를 6-2로 가져가 경기를 이어갔다.
네 번째 세트 초반은 두 선수가 각각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팽팽하게 흘러갔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의 영향으로 두 선수 모두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다섯 번째 게임에서 포피린은 조코비치를 브레이크하며 중요한 고비를 넘겼고, 이후 서브 게임을 유지하며 4세트에서 두 게임 차로 앞서갔다. 포피린은 승리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두 번의 서브 에이스로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결국 조코비치의 공이 코트를 벗어나면서 포피린은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었다.
조코비치의 이번 탈락은 2022년 챔피언 카를로스 알카라즈가 올해 롤랑 가로스와 윔블던에서 타이틀을 차지한 후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보틱 반 더 잔트슐프에게 2라운드에서 패배한 데 이어 발생한 또 하나의 충격적인 결과였다.
이번 결과로 포피린은 처음으로 세계 랭킹 5위권 내 선수를 상대로 승리하며, US 오픈 4회전로 진출했다. 포피린은 다음 라운드에서 미국의 프랜시스 티아포와 맞붙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