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야닉 시너(23, Jannik Sinner)가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임에도 징계를 면하자 테니스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닉 시너는 두 달 전 노박 조코비치(23)를 제치고 ATP 세계 랭킹 1위 자리에 올랐다. 그는 올 시즌 5개의 타이틀로 남자 프로테니스 ATP 투어에서 가장 많은 타이틀을 차지하며 빠르게 스타덤에 급부상했다. 이 중에는 1월에 열린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에서 우승하여 첫 테니스 그랜드슬램(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석권)을 획득한 것도 포함되어 있다.
최근에는 ATP 대회 신시내티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이번 주말 뉴욕에서 열리는 US 오픈에서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시너는 도핑 검사에서 두 차례 불합격한 사실이 밝혀져 테스니계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테니스청렴기구(이하 ITIA)의 발표는 그의 동료들 사이에서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캐나다의 테니스 선수 데니스 샤포발로프와 호주의 닉 키리오스가 시너에 대한 징계가 부재한 결정에 대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불만을 표출했다.
시너는 일부 징계를 받고 있지만, 이는 다른 테니스 선수들에게 내려진 출전 정지 징계만큼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
그는 올해 3월 ATP 투어 인디언 웰스 대회에서 금지 약물인 클로스테볼 스테로이드 양성 반응을 보였고, 그 후 8일 만에 경기 외 샘플에서 다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처음 양성 반응을 보인 후 잠정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으나, 항소 끝에 투어 대회에 계속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ITIA는 지난 8월 15일 청문회를 열고 최종적으로 시너의 불합격한 테스트에 대해 정지 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ITIA는 과실이나 부주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어 자격 정지 기간이 부과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디언 웰스 토너먼트에서 상금과 포인트를 잃은 것이 유일한 징계다.
시너는 출전 정지 징계는 피했지만, 첫번째 테스트에서 불합격했기 때문에 인디언 웰스 대회에서 획득한 랭킹 포인트(400점)와 상금 32만 5천 달러(약 4억 3천만 원)을 모두 반납해야 한다.
시너의 진술에 따르면, 테스트 결과가 그의 피트니스 트레이너가 일반의약품 스프레이를 구입한 후 발생했다. 그의 피트니스 트레이너가 클로스테볼 약물이 함유된 제품을 이탈리아의 약국에서 산 뒤, 시너의 물리치료사에게 줬으나 물리치료사는 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너를 치료했다고 진술했다.
ATP(테니스전문가협회)는 지난 19일 성명을 발표하고, "시너 본인에게 과실이나 부주의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고 “그가 계속 경쟁할 수 있게 해준 테니스 반도핑 프로그램(TADP)의 조사 과정과 사실에 대한 독립적 평가를 인정하고 싶으며, 이로 인해 그가 대회에 계속 출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것은 시너와 소속 팀에게 어려운 문제였고, 제품이나 치료법의 사용에 있어 최대한의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 스포츠에서 진실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